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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-11-25 오후 5:49:49 입력 뉴스 > 칼럼

[기고문] 최윤희의 차차콤



 

 

Cha Challenge(도전) - 평소의 생각과 가치를 정리하고

Cha Change(변화) - 생활의 활력소, 마음밭의 거름이 되는 좋은글과

Com Communicate(소통) - 일상의 크고 작은 일을 진솔하게 나누는 일기

 

Challenge : 82년생 김지영

 

끄무레한 날씨에 바람도 거센 지난 월요일. 휴무로 집에 있던 며느리가 시엄니의 꿀꿀한 분위기를 빠르게 눈치 채고 같이 놀자하고 팔을 당겼다.

 

벌건 대낮에 둘이서 영화관으로 갔다. 내용도 모른 채 따라가서 본 영화, ‘82년생 김지영.’ 영화를 보는 내내 어릴 적 나를 생각하면서 찔끔찔끔 눈물을 흘렸다.

 

친정아버지는 그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형제가 없는 독자였다. 자손이 귀한 친정아버지 부모님께서는 고추달린 손주가 태어나길 기대했다. 첫 손주인 내가 태어나자말자 여아인 것을 확인하신 친할머니께서는 대성통곡을 하셨다고 했다.

 

다시는 여아가 태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할아버지가 무희로 내 이름을 지어주셨고, 그 때문인지 이후 태어난 두 동생들은 모두 아들이었다.

 

우리 집은 언제나 장남 위주였고 그런 남아선호 환경에서 남녀 구분 없는 평등한 나라, 미국으로 가서 살 것이라고 마음먹었다. 미국 유학을 차근차근 남몰래 준비했고 미국학교에서 입학 허가 소식을 받자 무작정 보내달라고 졸았다. 친정엄마는 시집갈 때 아무 것도 안 해준다는 조건으로 나를 미국으로 보내는데 동의했다.

 

미국생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장남 중심으로 맞춰진 친정 환경은 변함이 없었지만 나는 불평은커녕 친정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재산이 장남과 차남에게만 가는 것 또한 아무 이의없이 기꺼이 받아들였다.

 

어릴 적부터 맏이니까, 누나니까, 져야되고 양보하라는 친정엄마의 가르침으로 자란 나는 언제 어디서든 현실을 쿨하게 잘 받아들이면서 마음을 편하게 스스로 무장하는 스킬을 터득한 것 같다.

 

아들 나이 또래가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는 영화 ‘82년생, 김지영은 오히려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. 지영이 보다 훨씬 일찍 태어났으니 당연한 것?!

 

Change : 영어 명언

 

 

 

Educating the mind without educating the heart is no education at all.

 

가슴을 교육하지 않고, 머리만 교육시키는 것은 결코 교육이 아니다.

 

- Aristotle(384-322 B.C.)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-

 

Communicate : 윤희일기(1124)

 

 

 

지난 월요일 영화를 본 후 며느리에게 화려한 은행나무 단풍을 보여주려고 무을 수다사로 갔다. 2주전에 갔을 때 눈부신 노란빛으로 가슴 벅차게 했던 은행나무.....

 

 

 

싸늘한 칼바람에 앙상한 가지만 남긴 채 덩그러니 서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!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바빴던 2주 전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모습은 마치 우리네 삶과 같다는 생각이 번뜻 머리를 스쳤다.

 

예쁘게 멋 부리고 치장하고, 주위로부터 관심을 받는 것도 한때. 나이 들어 병 들면 앙상한 가지만 남은 저 나무와 별 다름이 없으리라. 우울한 기운 가득한 풍경에 얼른 자리를 떠났다. 나도 가을을 타나?

대구인터넷뉴스(dginews@empal.com)

    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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